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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로드'는 코맥 매카시(Cormac McCarthy)의 2007년 퓰리처상 수상작입니다.

이 소설의 번역가 정영목 교수는 매카시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그의 늙어가는 육체에 깃든 시퍼렇게 날이 선 정신이 섬뜩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에 앞서 몇 가지 단편적인 에피소드를 소개해놓고 있는데, 상당히 고집스런 작가인 듯합니다. 그에겐 아무리 휘황하게 색칠해놓은 이 세상의 외양을 보여주더라도 그 밑그림의 거친 선을 손으로 만져보고서야 고개를 끄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정말 자신없는데, 이 세상에는 정말로 '세상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그런 사람들이 있기는 있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이 일흔살 된 노작가에게는 열 살밖에 안 된 아들이 있다고 합니다. '더 로드'는 바로 그의 어리디 어린 아들에게 바치는 책입니다. 매카시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작가입니다. 얼마 전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우리나라에서도 개봉한 적이 있습니다. 참 특이한 영화라서 보고 나서도 이게 무슨 내용인지 다는 해석이 안되지만, 오래 잊혀지지 않는 그런 내용이기도 합니다.

더 로드

더 로드



그리고 이번엔 '더 로드'가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주연 배우는 '반지의 제왕'에서 스트레인저 아라곤 역을 맡았던 비고 모르텐슨입니다. '더 로드'는 무너진 세상의 길을 아버지와 어린 아들이 함께 헤쳐가는 여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 길의 시작은 두 사람이 거부할 수 없었던 정해진 인간의 운명이고, 그 길의 목적지는 두 사람이 확신할 수 없는 불확실한 노정입니다. 

세상이 멸망한다는 것, 아마겟돈은 그 이름으로 인해 엄청난 스케일을 내뿜고 있지만, 정작 우리에겐 좀더 현실적인 다른 의미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가령 지금 밖의 어느 거리에 아주 죽고싶을 만큼 참혹한 심정의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앞으로 한 시간 뒤에 이 나라에 핵미사일이 떨어진다거나, 혜성이 충돌하고 지구는 끝장날 것이라고 말하면, 크게 놀라기는커녕 오히려 깔깔깔 하고 웃어댈 것입니다. 자신의 삶이 무너진 사람에겐, 지구가 멸망하든 안 하든 따위는 별 신경도 안갈 것입니다.

그 때문에 아마겟돈이란 소재는 단순한 과학소설이나 공상영화라기 보다는 일종의 상징성을 진하게 담고 있습니다. 소설에선 한 페이지만 읽어도 하루치 다 읽은 것마냥 꽉 찬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영화는 소설보다 주제를 좀 더 단순화해서 집중시켜놓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예고편과 영화소개를 보니 아버지 역은 비고 모르텐슨이고 부인 역은 샤를리즈 테론입니다. 핵전쟁으로 인해 샤를리즈 테론 같은 아내가 죽고 어린 아들과 무너진 이후의 세상을 살아가야한다면, 그 심정이야 뭐 짐작이 가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샤를리즈 테론

샤를리즈 테론



아마도 비고 모르텐슨처럼 세상을 향해 총이라도 쏘고 싶어지려나요.

비고 모르텐슨

비고 모르텐슨



아래 링크는 더 로드의 OST, 'tears in heaven'을 팝페라 가수 임형주가 부른 것입니다. 'tears in heaven'은 에릭 클랩튼이 자신의 죽은 아들을 위해 만들었던 명곡이었지요. http://movie.diocean.co.kr/movie/theroad/event/mv.wmv
'더 로드', 2010년 상반기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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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에어헌터
다시 네거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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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남편이랑 아들은 총싸움하는 영화 보고 저는 핵전쟁 영화 리뷰 보고잇네요.
    기쁜 크리스마스되시고 좋은 꿈 꾸세요.^^
  2. 아...이런 영화, 딱 제 취향인데 말입니다.
    오픈하면 보러가야겠습니다.

    즐거운 성탄절 이브 되세요.
    • 저도 이 영화 기대하고 있습니다.
      푸른솔님 티스토리 우수블로거 축하드립니다.^^
      그런 좋은 일은 블로그에 자축의 글을 올리셔도 좋을 것같습니다. 그래야 축하댓글도 달고 그러죠.
      즐거운 연휴 되시기 바랍니다!
  3. 오.. 쟁쟁한 인물이 나오는군요.
    문제작일 거 같아요.
    꼬옥 보러가야지~
  4. 관심이 가는 영화군요.
    임형주가 부르는 티어스 인 헤븐도 나름 매력이 있네요~~~
    • 저는 에릭 클랩튼 노래에 익숙합니다만, 노래에는 임형주의 독특한 고성도 중간에 나오더군요.
      영화는 정말로 관심작입니다. 즐거운 연휴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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