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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 - 바람의 소리(The Message) 2009>
영화의 시대배경은 1942년 중국 난징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사실 우리나라 사람에게도 아주 가깝게 느껴집니다. 그 이유는 당시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였고, 중국은 중일전쟁 치르는 도중으로 일본군 점령지역 하에서는 식민지와 다름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주말극으로 최근 '자유인 이회영'이 방영중입니다. 지난 첫회에서 이회영의 흑색공포단은 왕징웨이를 암살하려다 실패한 일이 드라마에 나왔습니다. 그 왕징웨이는 대표적인 친일파로 난징에 일본 괴뢰정부인 국민정부를 세우게 됩니다. 다시 말하면, '자유인 이회영(1867~1932.11.16)'이 중국에서 활약하던 시기는 실제 한중일 삼국이 모두 연관된다고 보게 됩니다.

왕징웨이가 어떤 인물인지 간략하게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왕징웨이 - 본명 왕조명. 중국에서 대표적인 매국노로 불리는 인물. 쑨원 사망 후 국민당 내에서 장제스와 대립하면서 세가 약해진다. 1930년대 초 왕징웨이는 국민당 정부의 외교부장으로 독일에 가서 나치정권 히틀러와 동맹관계 유지 노력, 31년 만주사변 이후부터 일본과 협상 주장하고 37년 중일전쟁 발발 후엔 항일전쟁에 반대하면서 친일파로 변절, 40년 난징에서 일본의 괴뢰정권인 새로운 국민당 정권을 세우고 우두머리가 된다. 44년 11월 일본 나고야에서 사망함. 그의 무덤은 난징에 두었으나 국민당 정부가 폭파해버림.
그러니까 이회영의 흑색공포단이 왕징웨이 암살작전을 수행한 것은 1930년대 초로 보입니다. 그러니 영화 '바람의 소리'는 우당 이회영 선생의 흑색공포단이 죽이려다 못죽인 왕징웨이가 그 후 1940년에 난징에 국민정부를 세우게 되는데, 바로 그 사령부 안에서 벌어진 중국항일단원의 첩보전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단지 첩보전 하나일 뿐인데도 영화는 장장 2시간 동안 보는 사람을 단 한 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게 완벽하게 사로잡습니다. 그만큼 재밌습니다.

처음 영화 시작은 이렇습니다.

중일전쟁이 한창이던 때
국민당 부총재 왕징웨이汪精卫는 비밀리에 일본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난징에 새로운 국민정부를 설립한다.
왕징웨이는 각 피점령지구에 반공산당사령부를 설립해
항일분자를 박해하는데,
이때부터 중국 항전은 내우외환의 시기를 맞는다.

이때 일본군 점령지역 안에 숨어든 항일단원들은
일본군을 공격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아울러 매국노 왕씨 정부를 죽음으로 응징할 기회도

초반부터 항일단원의 암살작전이 숨가쁘게 전개됩니다. 난징에는 왕징웨이의 친일정부가 있고, 일본군도 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 사령부 안에 항일단원이 신분을 위장하고 숨어 있습니다. 그는 일본군과 왕정부의 중요한 정보를 미리 알아내 항일단원에게 전달하고, 그 정보에 따라 왕정부 요인과 일본군 장군들에 대한 암살작전이 거행됩니다. 반일조직의 보스는 암호명 권총이라 하고, 사령부 안의 첩보원은 암호명 유령이라 합니다. 그러던 와중에 항일단원 한 명이 붙잡혀 모진 고문을 당하고 한 가지 중요한 정보를 토하게 됩니다. 정보연락이 이루어지는 방법입니다. 일본군과 왕정부는 그것을 이용해 모종의 함정을 파게 되는데, 그렇게 붙잡혀 들어온 다섯 명은(여자 둘, 남자 셋) 어딘가 외진 성으로 끌려가고, 거기서 누가 유령인지를 밝혀내기 위한 피말리는 심리전과 육체적인 고문이 시작됩니다. 이야기는 중국스릴러의 진면목이라 할 만큼 중국 전통의 요소들이 담겨 있으면서도, 긴박감 넘치는 화면은 결코 우리나라보다 못하다고 할 수 없고, 반전에 반전은 물론 기본입니다.
주말극 '자유인 이회영'에서 가장 아쉽게 느껴지는 것 중 하나가 일본군에 대한 묘사가 지나칠 만큼 엉성하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중국영화들에 나오는 일본군 묘사가 더 리얼합니다. 실제 과거 일본 영화들 보면, 감정의 기복이 아주 심한 것처럼 보이고 뭔가 오버하는 듯한 대사들을 합니다. 뜬금없이 버럭 성을 내다가는 모가지 푹 숙여가며 사과를 하는 모습도 많습니다.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일본군 묘사할 때 그냥 '나, 나쁜놈이거든!' 하는 식으로 흉내내는 것하고는 전혀 다릅니다. 이들은 객관적으로는 끔찍한 전범이지만, 당시의 그들은 칼차고 뻗뻗하게 각도 확실하게 잡아가며 무진장 심각하게 행동합니다. 이제 아시아의 드라마는 한중일 삼국은 기본일 텐데, 아직도 중국인이나 일본인 연기할 때는 엉성하기 이를 데 없으니, 이건 문제가 좀 심각하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바람의 소리'는 스릴러이기 때문에 반전도 재밌지만, 워낙 잘 만든 영화다보니 처음 몇 분 정도 보다보면 결국 다 보게 됩니다. 유령은 물론 잡혀온 사람들 중에 있습니다. 그런데 만일 5일 내에 유령이 항일단에게 함정에 걸렸다는 정보를 보내지 않으면, 백초당 작전은 실패할 뿐더러 항일단에게는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될 상황입니다. 그런 위급한 상황에서 왕정부의 첩보장교나 일본군 장교와 심리전을 벌이는 것도 재밌고, 중간중간 위기를 넘기거나 그 꽉 막힌 공간에서 기어코 유령이 돌파구를 찾는 과정이 기가 막히게 전개됩니다. 또한 감동도 있습니다. 유일한 아쉬움이라면, 마지막 부분에서 지나치게 애국적인 대사가 나온다는 그 하나입니다. 영화 감상할 때 그 부분은 아예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보아도 될 것입니다. 그것은 영화에 꼭 필요한 대사가 아니고 사족이나 다름없습니다. 굳이 그런 걸 집어넣은 것은 현재 중국이란 나라가 완전한 자유국가가 아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개방을 했고 빠른 속도로 경제성장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은 엄연히 통제가 있는 나라입니다. 그것이 지금의 중국이겠지요.
영화를 이끌어가는 두 명의 여주인공은 저우쉰과 이빙빙입니다. 왼쪽 사진은 '공자'에서의 저우쉰이고, 오른쪽 사진은 성룡의 '포비든 킹덤'에서의 이빙빙입니다. '바람의 소리'에서의 이빙빙과는 천지차이란 걸 확인하게 됩니다. 중국 여배우들은 옛날 고전이나 전설에 익숙해서인지 판타지적인 역할도 잘합니다. 우리나라 배우들도 아시아의 스타가 되려면 검술은 기본으로 익혀야할 것이고, 판타지적인 역할도 무리없이 소화해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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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에어헌터
다시 네거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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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하 이건 여기서도 빌려다 볼수 있겟네요.
    영어 자막이라도 잇나 알아보고 빌려와야겠어요.
    우리집 바로 밑이 디비디 비디오 빌려주는 가게가 보여요. 하하...
  2. 저도 참 재밋게 본 영화입니다.
    리빙빙이 정말 매력적이더군요.
    글 잘 읽고 갑니다.
  3. 주인공이 신민아씨를 닮았네요

    어제 다운로드로 여친구를 봣더니 헛게보이는지..ㅎㅎ
  4. 중국 스릴러를 느낄 수 있는 영화군요.
    글 잘 보고 갑니다.
    좋은 일요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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