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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스페셜 제11화>
'보라색 하이힐을 신고 저승사자가 온다.'
kbs드라마스페셜 단막극은 기대감을 영화만큼 높여서 보면 아무래도 기대한 만큼 재미가 못하고, 기대감의 수치를 많이 낮추게 되면 본방을 지켜볼 만큼 기다려지지 않습니다. 그 중간의 어딘가쯤일 것입니다. 매주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에 시청률이 고정적이지 않고, 이건 그야말로 제작진이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신선한 단막극을 보내주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이젠 '하늘 아래 새로운 이야기는 없다'는 말이 있는데, 드라마스페셜도 기존에 나온 소설, 만화, 영화 등에서 이야기 소재의 아이디어를 얻어 새롭게 만들어낸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 나온 '위대한 계춘빈'은 공중그네가 떠올랐고, '남파 트레이더 김철수 씨의 근황'은 '의형제'가 바로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이번 '보라색 하이힐을 신고 저승사자가 온다'는 그 성격은 크게 다르지만, '데스노트'가 떠올랐습니다. 둘 다 저승사자에 얽힌 판타지 작품인데, 드라마스페셜이 더 가볍고 여기의 저승사자는 귀여운 10대소녀가 나옵니다.
 
저승사자는 이렇게 생겼다고 합니다.
카우보이 모자를 쓴 작은 인형을 목걸이로 하고, 별 모양 귀걸이, 손목에도 번쩍이는 팬던트가 있고, 빨간색 가방을 어깨에 메고 있고, 검정색 타이지에 보라색 하이힐을 신고 있습니다. 나이는 19세. 하는 일은 일명 저승사자인데, 죽은 사람 소원들어주기를 옵션으로 달고 있습니다. 바로 이렇게 생겼습니다. 영원한 젊은 형님으로 통하는 전영록 씨의 딸 전보람이랍니다.
그런데 이 저승사자소녀는 이름이 우아미인데, 요즘시대에 맞게 인터넷사이트를 하나 운영하고 있다네요. 주소는 이렇습니다. www.deathmaker.com 저도 드라마 보고 한 번 주소를 입력해본 1인입니다만, 아무런 사이트도 뜨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사이트는 사람마다 평생에 한 번 접속할 수 있을 뿐입니다. 저승사자가 소원을 받아들이는 순간 그 사람은 죽게되기 때문입니다. 수수료는 만원이라는군요. 물론 저승사자가 하나는 아니겠지요. 이번 단막극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충분히 휴먼감동 미니시리즈로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매회 에피소드 형식의 드라마일 것인데, 우리나라에선 미드와 달리 아직 그런 장르의 드라마가 발달하지 않고 있습니다.
7년 동안 죽을 쓰고 있는 만화가 김영웅은 치매에 걸린 노모와 같이 살고 있고, 출판사 여직원 이지연(전혜빈 분)과 연애중입니다. 그는 다시 만화를 그리고 싶어하지만 그려지지 않습니다. 지지부진한 삶에 매여 하루하루 시간만 가는데, 여자는 덜컥 다른 사내와 결혼하겠다고 하고, 그러던 중 저승사자가 중국요리를 들고 나타납니다. 알고봤더니 평소 친분이 있는 출판사 담당 최부장이 죽으면서 소원을 김영웅에게 남겼다는 것입니다. 김영웅은 처음엔 이 저승사자소녀를 집나온 가출비행소녀쯤으로 오해하는데, 점차 그를 둘러싼 사람들에게 죽음의 그림자가 닥칩니다.
드라마 안에 애니메이션이 같이 나옵니다. 그런데 그림체와 실사 드라마 분위기가 다릅니다. 의도적인 대조를 위해 그렇게 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애니에 나오는 엎어져자는 여자는 김영웅의 치매 걸린 노모나 혹은 사귀고 있는 출판사 여직원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높은 성에 갇혀 사는 잠자는 공주인지도 모르겠네요. 여자는 추락하는데 묶여있던 침대 쿠션 덕분에 살아나고, 그렇게 해피엔딩을 이룬다고 합니다.
현실에선 저승사자소녀의 개입이 있지만, 역시나 선택은 인간이 하게 되어있습니다. 김영웅의 소원은 치매로 죽은어머니를 위한 손주보기인데, 이지연이 임신중에 있습니다. 이지연의 소원은 김영웅과 결혼하기인데 김영웅 집안이 순탄지 않아 어려운 상황입니다. 사실 드라마 안에선 별 다른 장애요소가 안보이는데, 그냥 자기들끼리는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이 다시 합쳐서 결혼을 하면 아이가 생기게 되고 그러면 저승사자소녀 우아미는 두 사람의 수명이 올라간다고 하네요. 위 장면이 마지막 클라이막스인데 아마도 저기서 김영웅과 이지연이 다시 결혼을 할까말까를 선택하는 기로인 듯합니다만, 클라이막스라고 하기에는 조금 민망하고 긴장감은 없었습니다. 두 사람이 그곳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될 것인지 시청자가 궁금해야하는데 하나도 안궁금하게 만들어놓고 있으니, 건물 옥상에서 우아미가 간판이 떨어지지 않게 붙잡고 있는 모습이 그리 재밌어보이지 않았습니다. 아쉬운 장면이었습니다.

그러나 기대치를 거의 영화에 버금가는 정도로 했을 때 아쉽다는 것이지, 그냥 무심코 보면 기존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단막극이기 때문에, 마음을 비우면 충분히 시간을 풀어놓고 볼 만큼은 무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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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에어헌터
다시 네거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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