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시'에 해당하는 글 1건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가 5월 13일 개봉을 앞두고, 예고편과 스페셜 영상이 나왔습니다. 우리나라 은막의 전설이라 할 수 있는 배우 윤정희 씨가 주연으로 나옵니다.

이 '시'를 소재로 한 두 개의 작품이 많이 비교됩니다. 하나는 이번에 개봉할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이고 다른 하나는 박범신 작가의 '향기로운 우물이야기'입니다. 두 작품 모두 시인을 꿈꾸는 여성이 주인공이고, 세상의 폭력에 대면하는 약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는 화자들입니다.

'시'의 주인공은 노년의 삶을 사는 여성 미자(윤정희 분)인데, 거동이 불편한 남편(김희라 분)을 돌보며 낡은 아파트에서 손자를 키우고 있습니다. 들꽃 하나에도 눈물짓는 소녀성을 잃지않는 주인공입니다. 그런데 어느날 손자가 여중생 집단성폭행에 가담한 것이 알려지면서 이 할머니는 심한 충격을 받게 됩니다.

'향기로운 우물이야기'는 10여 년 전 나온 단편소설입니다. 그러나 단편인데도 그 안에는 대단히 깊고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지금 옛날 읽은 기억으로 쓰는데도, 다시 기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마치 한 편의 드라마나 영화를 다시 보는 듯한 착각이 드네요. 실제로 이 작품은 드라마로 나온 적이 있습니다. 저는 못봤는데 2003년 kbs창사 30주년 기념작으로 상당한 제작비를 들여 HD로 나왔다고 합니다. 원작을 거의 그대로 살린 것으로 보이는데, 장소 배경을 섬으로 바꾼 듯합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간통죄로 법정에 선 한 중년여인입니다. 남편과 함께 어느 날 고향에 내려가 살게 되는데, 처음엔 너무도 행복할 생활이었습니다. 그러다 옆에 골프장이 들어서면서 마을에 싸움이 번집니다. 골프장을 지으려면 잔디에 물을 대야하고 농약을 뿌립니다. 우리나라 환경에 안맞는 것을 억지로 짓다보니, 오염이 심해집니다. 골프장측은 마을의 몇 사람을 회유하여 주민들에게서 합의서를 받아내고 지하수를 끌어다 씁니다. 그때부터 마을 우물이 향기에서 썩은내로 바뀌고 못먹을 물로 변하게 되는데, 그와 함께 사람들의 심성 또한 변하고 돈을 놓고 싸움을 벌이면서 급기야 이 여인을 간통죄의 누명을 쓰게 만듭니다. 그 여인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 이야기입니다. 

'시'는 노년의 삶과 여중생집단성폭행이 나오고(아직 개봉전이라 홈페이지 소개내용으로만 씁니다), '향기로운 우물이야기'에서는 한 여인의 간통죄와 골프장을 둘러싼 사람들의 아귀다툼이 나옵니다. 소재는 그렇게 간단해보이지만, 여인의 진술 안에 세상과 개인의 삶을 그대로 담아냅니다. 이 두 주인공은 무척이나 닮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직 영화 개봉 전이지만 그 주제의 빛깔은 크게 다르지 않아보이는데, 닮았으면서도 접근하고 풀어내는 방식은 큰 차이가 있겠지요. 이창동 감독의 '시'는 영화언어이고, 박범신 작가의 '향기로운 우물이야기'는 소설언어입니다. 다만 박범신 작가의 글이 한참 먼저 나왔다는 점에서 혹시 교감이나 그런 게 있었지 않았나 생각했었는데, 이창동 감독의 인터뷰기사나 스페셜 영상 등에도 그런 건 안나오네요. 이창동 감독의 '시'는 칸느 경쟁작에 진출했다고 하고, 황금종려상에 대한 기대감도 많이 들려옵니다.  

아래는 영화 '시' 스페셜 영상입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WRITTEN BY
에어헌터
다시 네거리에서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이 없습니다.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