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철도999'에 해당하는 글 1건

모처럼 서부영화 건맨들을 추억하며 BEST를 뽑아보았습니다.

'은하철도 999'가 먼저 떠오르네요. 철이는 기계 인간이 되어 영원한 삶을 얻기 위해 은하철도 999를 타고 안드로메다로 떠납니다. 메텔과 함께 한 그 모험의 여정 중에 우주의 유명한 건맨에게서 총을 한 자루 받지요. 그 철이가 1979년에 나온 이후로 30년 동안 세 살밖에 나이를 먹지 않았다는 것이 놀랍습니다만, 아마도 영화 속에서는 현실의 시간이 10분의 1만큼으로 더디 가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5위. 셰인
셰인은 서부영화의 고전으로 그 서정미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명작입니다.
서부개척시대 광야를 떠도는 총잡이 셰인은 우연히 스타렛이라는 농부의 집에 머물게 되고, 마을 주민들의 농토를 빼앗으려는 라이커 일당과 싸운다는 이야기입니다. 마지막에 셰인이 대결하게 되는 쌍권총 잭은 마치 수십년 시간을 타고 올라와, 지금 시대의 영화에 나온다고 해도 조금도 촌스럽지 않을 만큼 세련된 악역입니다.
셰인 역의 알란 라드는 실제로 속사실력을 갖춘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라이커 일당과의 싸움을 끝내고 다시 마을을 떠나는 셰인의 마지막 장면은 두고두고 회자되는 라스트 씬으로 꼽힙니다.

사실 서부영화를 언급하면 반드시 거론해야할 인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존 웨인입니다. 역마차, 알라모, 수색자 등 180여 편의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고, 미국의 아버지라고까지 불리는 명배우입니다. 


위 사진 왼쪽은 존 웨인의 영화들 중에서 가장 작품성을 인정받는 수색자이고, 오른쪽 사진은 노년에 찍은 애꾸눈 보안관입니다. 그 독특한 아우라는 존 웨인 이후로 두 번 다시 나오지 않을 스타일 것입니다. 다만 이 분은 속사실력을 갖춘 총잡이보다는 다른 중후한 역을 많이 하셨고, 글의 선정기준이 최강의 총잡이란 점에서 존 웨인은 제외하도록 하겠습니다.


4위. 닥 할러데이
4위의 캐릭터는 '닥 할러데이'로 정해보았습니다.
미국 서부영화 중에서 와이어트 어프라는 실존인물을 다룬 서부극이 있습니다. 몇 차례에 걸쳐 리메이크되었는데, 닥 할러데이는 와이어트 어프의 겜블러 친구로 나옵니다.
1대 닥 할러데이 : 황야의 결투(원제, 내 사랑 클레멘타인)에서 빅터 마추어
2대 닥 할러데이 : OK목장의 결투에서 커크 더글라스
3대 닥 할러데이 : 툼스톤에서 발 킬머

이 영화들은 마지막 목장에서의 결투 장면이 압권입니다. 특히 닥 할러데이와 악당 링고스타의 대결 장면은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할 만큼 긴장감이 넘칩니다.
툼스톤 하니까 프로레슬링에서 언더테이커의 죽음의 최종스킬이 떠오릅니다만, 사건이 일어나는 마을 이름이라고 합니다.
발 킬머는 요즘 살이 많이 쪄서 예전 모습을 알아보기 힘들다고 하는데, 그래도 '펠론' 같은 영화를 보면, 여전히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3위. 무법자
무법자 시리즈의 클린트 이스트우드
서부개척시대의 현상금 사냥꾼을 다룬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무법자 시리즈는 마초 건파이터 영화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1편 '황야의 무법자'는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요짐보'를 그대로 가져다 서부영화로 만든 것이고, 2편 '석양의 건맨(For A Few Dollars More)'은 캐릭터만 가져다가 새로 각본을 짜서 만들었습니다. 똑같은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속편 석양의 무법자(THE GOOD, THE BAD & THE UGLY)는 우리나라 김지운 감독의 영화 '놈놈놈'에서 오마주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라틴 아메리카 전통 의상 판초를 입고 있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카리스마가 대단합니다.


현상범 사냥꾼 클린트 이스트우드(무법자는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네요)와 몰티머 대령 역의 리 반 클리프가 최대의 현상금이 걸린 인디오 일당과 싸우는 줄거리입니다. 몰티머 대령은 인디오에게 누이동생이 살해당한 복수를 하고자 그 뒤를 쫓습니다. 회중시계를 놓고 대결을 펼치는 장면은 긴장감이 대단하고 압권입니다.


2위. 튜니티
우리나라에서 '튜니티라 불러다오(They Call Me Trinity), '돌아온 튜니티', '무숙자(My Name is Nobody)로 유명한 테렌스 힐입니다. 튜니티의 권총 뽑는 속도는 요즘 표현으로 하면 말 그대로 '사기'에 가깝습니다. 필름을 두 배는 더 빨리돌려서 보여주는 장면입니다만, 영화에선 배꼽 빠질 정도로 재밌습니다. 어렸을 때 명화극장에서 존 웨인만 보다가 어느 날 튜니티를 보았는데, 보다가 숨넘어갈 정도로 웃어댔던 기억이 납니다. 튜니티의 캐릭터는 뭔가 시대를 반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무숙자'에서 헨리 폰다와 공동 주연을 맡기도 했습니다. 한 시대가 가고 새로운 시대가 온다는 상징을 담았다고 하네요.



1위. 장고
사실 3위 무법자, 2위 튜니티 그리고 1위 장고는 우열을 가리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최강의 총잡이라고 하면, 무법자와 튜니티 둘 중에서 결정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장고의 주연을 맡은 프랑코 네로는 서부영화로는 오직 이 한편을 했는데, 그것이 고전으로 남았습니다.

장고의 오프닝 장면은 특히 테렌스 힐의 '튜니티'와 극적으로 대비됩니다. 안 보신 분들은 오프닝만 보셔도 두 영화의 분위기를 바로 느낄 수 있습니다. 배경음악들도 저 위의 셰인부터 장고까지 모두 다 명곡으로 남은 것들입니다.
튜니티는 말 뒤에 매달아놓은 나무침대에 퍼질러 자면서 노래가 흘러나오고, 장고는 남북전쟁 당시의 북군 군복을 입은 채로 관을 하나 질질 끌면서 진창 길을 지나가는 중에 노래가 깔립니다. 장고의 노래에서 특히 코러스의 '장고!'하는 소리와 뒤이어 남자가수가 '장고!'하는 소리는 듣는 사람의 감정에 있는 어떤 선을 하나 툭 건드려서 울리는 면이 있습니다. 음악이라 말로 설명하긴 어렵습니다만, 한번 들어보시면 묘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저 관 속에 들어있는 것은 시체가 아닙니다. 무기입니다. 당시로서는 최첨단 무기인 '기관단총'입니다. 그것으로 한 건 터뜨린 장고는 그러나 뒤이어 악당들에게 붙잡혀 무기를 빼앗기고 두 손을 못쓸 정도로 피떡이 되도록 두들겨 맞습니다. 그리고 장고는 마지막으로 공동묘지에서 악당들과 최후의 결전을 벌이게 됩니다.
맨 위에 있는 사진은 장고가 묘비에 기대어 방아쇠 고리를 이빨로 물어뜯는 장면입니다. 손이 다쳤기 때문에 손가락을 움직일 수 없어서 그렇게라도 방아쉬를 당기기 위해서입니다. 그 바로 오른쪽 사진은 장고가 싸우게 될 적의 숫자. 이미 적은 장고가 손을 못쓰게 될 정도로 다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제일 아래 사진. 죽기 전에 기도나 올리라는 적 대령을 향해, '이것이 내 기도다!'라고 말하며 뭉게진 손으로 방아쇠를 당깁니다. 뼈가 부서지고 살점이 떨어져나간 손으로 리볼버 권총의 해머를 연거푸 당기자 권총이 불을 뿜던 장면은 가히 압권이었습니다.

서부개척시대를 다룬 영화의 총잡이 캐릭터들은 SF영화들에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끔은 꾸며놓은 식탁에서 먹는 음식보다 야생에서 모닥불에 통으로 구운 거친 음식들도 괜찮을 때가 있습니다. 시간 날 때 서부영화 한 편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좋은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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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에어헌터
다시 네거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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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남자의 로망
    건맨인가요 ㅋ

    장고가 저렇게 생겼군요

    실제로 본 건 처음입니다.
  2. 추억속의 영화들이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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