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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배우 데니스 호퍼가 세상을 떠났다(2010년 5월 29일).
문득 이 배우의 여러 작품들이 기억을 스친다. 대표작으로 가장 유명한 것은 '이지 라이더'라고 하는데, 그 보다 먼저 제임스 딘의 '이유없는 반항'에서 단역으로 나왔다고도 하고, 내가 본 가장 오래된 영화로는 어렸을 적 명화극장에서 방영했던 1957년작 'OK목장의 결투'가 있다. 57년작이지만 우리나라에선 칼라tv가 나오기 전까지 흑백으로 주말의 명화나 명화극장에서 옛날 작품들을 꾸준히 방영했었다.

워터월드

'워터월드' 해적선장

'OK목장의 결투'는 와이어트 어프라는 미국 서부개척시대 전설적인 보안관을 소재로 한 실화영화인데, 버트 랭카스터, 커크 더글라스 주연이다. 와이어트 어프는 여러번 영화화되었는데, 우리나라에 '황야의 결투'로 소개된 영화 존 포드 감독, 헨리 폰다, 빅터 마추어 주연의 '(원제)나의 사랑 클레멘타인(1946)'도 있고, 커트 러셀과 발 킬머 주연의 '툼스톤(1993)'도 있다. OK목장의 결투에서 데니스 호퍼는 보안관과 싸우는 클랜튼 일가의 어린 아들 역으로 나온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이 영화를 처음 보았던 흑백TV시절에 알았던 것이 아니고, 나중에 우연히 데니스 호퍼가 바로 그 역할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었다. 상당히 놀랐었다. 내 기억 상에 흑백TV 시절과 칼라TV 시절은 충격적인 시대변화로 새겨져있다. 흑백TV의 배우들은 마치 전설로만 남아있는 아주 오래전의 사람들처럼 받아들여지곤 했던 것이다.

그러나 데니스 호퍼는 최근까지도 활발하게 영화에 나왔다. 특히 헐리우드에서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영화는 대부분 흥행작이 많은데, 그 중에서 데니스 호퍼는 대부분이 악역이었다.
키아누 리브스가 스타덤에 올랐던 그 영화 '스피드'에서 은퇴한 경찰 출신의 폭탄테러범 역할로도 널리 알려졌고, 케빈 코스트너의 '워터월드'에서 애꾸눈 해적선 선장 역으로도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었다. 데니스 호퍼의 그 독특한 움직임은 워낙 개성파여서 한번 보면 잊기 어렵다. 주춤거리는 듯 엉성한 듯도 하면서 짓궂은 조커 같기도 하고 그러다가는 다시 피도 눈물도 없는 잔인한 악당의 면모를 보여준다.

조디 포스터와 함께 출연했던 '뒤로 가는 남과 여(1989)'에서는 엉뚱한 악당 역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여기선 특히 여주인공과 사랑에 빠지는 살인청부업자 역이다. 데니스 호퍼가 섹소폰을 불다가 감정에 북받쳐 커다란 유리창에 섹소폰을 집어던지는 감정연기를 보여주는데, 그런 장면은 대개 젊은 로맨틱 스타들이 해야 폼이 나지만, 데니스 호퍼도 의외로 분위기가 있었다. 확인해보니 이 영화 감독이 데니스 호퍼 자신이다.

데이빗 린치 감독의 '블루 벨벳(1986)'에서도 아이 유괴범으로 나와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 적이 있다. 잉그리드 버그만의 딸로도 유명한 이사벨라 로셀리니 주연의 이 작품은 치명적이고 엽기적인 영화다. 데니스 호퍼가 아니라면 과연 그 역을 누가 해냈을까 싶을 정도로 인상적인 장면들이 나온다.

명배우 데니스 호퍼의 죽음.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배우는 가도 영화를 본 사람들의 기억 속에는 살아있다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다.(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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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에어헌터
다시 네거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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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틀전에 남편이 죽었다고 한 분이 이분이로군요.
    악역 많이 했어요.
    제가 주말의 명화세대라서 OK목장의 결투도 여러번 봤지요.^^
    • 데니스 호퍼가 워낙에 개성파 연기자라서 국적을 떠나 그 분의 팬들이 많은가 봅니다. OK목장의 결투, 오키 쿨레하는 노래도 아주 좋았습니다.^^
  2. 그냥 영화를 보기만 했는데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 군요.
    데니스 호퍼 좋은 영화에 많이 출연했는데 몰랐네요.
    안타까운 죽음이네요, 고인의 명목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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