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에 해당하는 글 2건

<트와일라잇 시리즈 제3편, '이클립스'>
지난 2편 '뉴문'에서 벨라는 에드워드의 자살을 막기 위해 이탈리아 볼투리 왕족가문을 찾아갔다가 위기에 처하고, 뱀파이어가 될 것을 조건으로 풀려났었습니다. 에드워드는 뱀파이어 규율에 의해 벨라를 뱀파이어로 만들 의무가 있지만, 인간의 영혼을 소중히 생각하는 그는 여전히 벨라의 목에 이빨을 박아넣기를 꺼려합니다. 또한 인간인 상태에서는 벨라와 사랑을 나눌 수 없는 형벌같은 나날을 보냅니다. 반면 늑대인간 제이콥은 천부적인 후각능력으로 벨라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직감하고 끊임없이 에드워드에게 도발합니다. 에드워드는 못하지만, 제이콥은 언제든 벨라를 안을 수 있습니다. 에드워드는 얼음 같이 차갑고도 귀족적인 열정의 소유자이고, 제이콥은 뜨겁고 거짓없는 야성의 사내입니다. 이 강렬한 대조를 이루는 사이에서 벨라는 마음이 흔들리면서도 여전히 에드워드에 대한 사랑을 다짐하고 확인하고 이루고자 합니다. 바로 이 삼각관계가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본모습입니다.

벨라를 사이에 두고 제이콥과 에드워드는 항시 서로 싸울 듯 으르렁거립니다. 두 사내가 모두 벨라를 목숨 바쳐 사랑한다고 열렬히 구애를 하고, 벨라는 그 사이에서 고민하는데, 빅토리아가 뱀파이어 군단을 만들어 마을을 습격해옵니다. 그 뒤에는 한편 볼투리가의 그림자가 있습니다. 목숨을 위협받는 벨라, 그녀를 지키기 위해 늑대인간들과 컬렌가의 뱀파이어들은 유례없이 힘을 합칩니다. 그 한가운데 벨라가 있는 것입니다. 벨라는 빅토리아의 공격을 피해 산 정상부분에 피신했다가 텐트 속 추위에 벌벌 떨고, 에드워드가 보는 앞에서 제이콥의 체온으로 몸을 녹입니다. 심지어 에드워드가 볼 거란 걸 뻔히 알면서도 제이콥에게 키스를 받습니다. 삼각관계의 진부하고 노골적일 수 있는 장면들을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이란 소재를 이용하여 서슴없이 그려내고 있기 때문에 그 강렬한 콘트라스트가 빛을 발하면서 재미가 보장되고 있습니다. 이 삼각관계는 십대소녀의 자기애적 판타지라고도 하는데, 그 소재 자체는 원형에 속한 이야기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 삼각관계는 지금 현재에도 무수한 인터넷소설이나 십대소녀들이 주로 즐기는 판타지로 나와있는데, 이것이 수십년 혹은 수백 년 된 것이 아니고, 수천 년 동안 이어져온 판타지라고 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여성이 이런 판타지를 좋아한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아니고, 오히려 지극히 정상적인 정신작용일 것입니다. 다만 그 원형이야기를 소재로 어떤 드라마, 어떤 영화를 만드느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하나의 '키스씬'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오랫동안 명장면으로 남을 만한 작품이 있는가하면, 저질스럽게 나올 수도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클립스'는 로맨스적인 재미를 강조한 자기애적 판타지 선에 머무르고 있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보게 됩니다. 벨라와 에드먼드, 제이콥의 캐릭터가 보는 사람을 사로잡을 만큼 매력있기 때문입니다. 최강의 삼각로맨스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벨라는 제이콥에게 키스를 주었지만, 에드먼드에게는 그 보다 더 진한 무언가를 내보이게 됩니다. 이클립스 마지막 클라이막스 장면에 나옵니다.
이번 3편 '이클립스'에선 1편 트와일라잇 때부터 나왔던 빅토리아의 공격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빅토리아는 벨라를 죽이려고 합니다. 1편에서 사랑하는 짝을 에드워드에게 잃었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복수입니다. 책은 영화보다 훨씬 더 방대합니다. '이클립스'는 에필로그까지 하면 680페이지입니다. 그것을 러닝타임 2시간 정도의 영화로 만든 것이니 상당부분 압축이 되어 있습니다. 가령 영화 초반에 제이콥이 에드먼드에게 경고를 하러 왔다가, 벨라를 오토바이에 태우고 가는데, 소설에서는 그렇지 않고 벨라의 학교생활이 이어집니다. 이 영화에서의 압축은 철저히 삼각관계를 중심으로 펼쳐지기 때문에 산만하지 않고 영화를 보는데 거의 지장이 없습니다. 또한 벨라와 다른 인물들 간의 관계가 소설에서는 모두 비중있게 다루어지지만, 영화에서는 모두 대화 한 번 정도로 처리됩니다. 그리고 빅토리아의 위협을 중심으로 그 위기를 넘기기 위한 컬렌가와 늑대인간의 협조, 그리고 뱀파이어 군단과의 혈전이 나오고, 그 한가운데 흐르는 큰 줄기는 벨라와 에드먼드, 제이콥 사이의 로맨틱한 갈등입니다.
트와일라잇 시리즈는 흥행에서도 성공했다고 하는데, 3편 이클립스는 블록버스터급으로 나오지는 않았고 여전히 1편과 2편에서처럼 현실감있는 화면들을 중심으로 스토리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그래도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본다면, 충분히 볼 만했습니다. 다만, 트와일라잇 시리즈에서 뱀파이어는 햇빛을 받으면 다이아몬드빛으로 반짝인다고 설정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동물적인 면에서 인간 피를 빨아먹는 기존의 뱀파이어 흡혈귀를 지나치게 화려하게 치장한 면이 있습니다. 뚜렷한 이유없는 퇴폐적인 설정은 위험한 면이 있어보입니다. 또한 과도한 삼각로맨스 속에서 자기애적 판타지를 오래 끌면 점점 재미가 질리고 작품성도 떨어지게 됩니다. 미국에선 트와일라잇 시리즈가 베스트셀러로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학교와 학부모들이 기피하는 도서로 분류되었다고 합니다. 미국도서관협회는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기피도서목록 5위로 선정했다고 하네요. 소설과 영화에서 아직까지 재미는 보장되고 있지만, 특별한 감동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아쉬운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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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에어헌터
다시 네거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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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글 진짜 조리있게 잘쓰시네요^^ 정말 잘읽고 갑니다..
  2. 이클립스....
    1, 2편 그냥저냥 봤는데..
    3편 내용이 궁금하기도 하고...
    갑자기 1, 2편 내용이 가물가물하네요..
    빅파일서 다운받아보고
    3편은 극장고고씽~~
  3. 3편 저도 아직 안봤는데 보고 싶네요 ^^
  4. 글쓰신분은 헐리우드 영화에 기본적으로 좋은점수를 주시는듯. 그리고 한국영화는 일단 안좋은점부터 보시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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