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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파 트레이더 김철수 씨의 근황>
엔딩 삽입곡 이상은의 '삶은 여행'을 같이 올려놓습니다. 드라마 마지막 부분에 ost로 들으면 상당히 감동적입니다. 이상은 노래의 멋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 무슨 일이 터질 때마다 국내 증시에 영향을 주고, 그러한 정보를 미리 다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주식투자로 떼돈을 벌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런 정보를 사전에 정확히 알아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사람이라면, 바로 대남간첩이겠지요. 북에서 미리 알려줄 테니까요. kbs드라마스페셜 제10화 '남파 트레이더 김철수 씨의 근황'이란 다소 긴 제목의 이야기는 바로 여기서 시작합니다.

영화 '의형제'에서 강동원은 시시각각 변하는 남북관계에 의해 간첩이었다가 하릴없는 백수로 전락했다가 북에 남은 가족 걱정에 무엇이든 정보를 찾아헤메다 그러다 송강호를 만나게 됩니다. 송강호는 국정원 요원이었다가 해직된 이후 사람찾는 작은 청부업체를 운영하다 강동원을 만나게 되는데, 그는 간첩단을 잡아 공을 세우고 복직하려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결국엔 해피엔딩으로 끝이 납니다.

'남파 트레이더 김철수 씨의 근황'에서 김철수(오만석 분)도 대남간첩으로 북에 아버지가 볼모로 잡혀 있고, 북에서 지령이 내려오는 대로 주식투자를 하고 그렇게 번 돈을 북에 송금하는 일을 합니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허름한 자취방에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떼워야하는 신세입니다.
그에겐 접선자로 박이라 불리는 인물(서현철 분)이 있고, 점조직인 듯 김철수가 모르는 또 한 명의 택시기사도 간첩으로 나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들을 담당하는 북한 간첩단 우두머리 김대남이 숙청당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이제 김대남에 의해 파견된 자들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에 처합니다. 택시기사와 박은 김철수 모르게 돈을 챙겨 베트남으로 달아날 작정을 하고, 박은 김철수에게 돈을 넘겨받아 몰래 도망칠 계획을 세웁니다. 그리고 김철수를 좋아하는 커피전문점 여종업원(티아라 큐리 분)이 등장합니다. 이 설정 자체가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커피 한 잔 사먹는 평상적이고 일상적인 일조차도 전부 다 예상치 못한 극적인 전개를 보여줍니다.
오프닝이 드라마 시작하고 20여분 뒤에 나오는데 신선했습니다. 단막극은 뭔가 기존의 드라마와는 다른 여러 모습들이 나올 때 볼 맛이 나는 건 틀림없습니다. 김철수는 북에서 미리 전해온 6자회담이나 대포동미사일 발사 같은 정보를 받아 남북관련 주식에 투자하고 수수료을 챙겨 돈을 버는데 그 일이 틀어지면서 곤란에 처합니다. 그리고 북에서 김대남이 숙청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북에 남은 아버지 걱정에 돈을 털어 중간 해결사(조선족으로 보이는) 같은 자들에게 아버지 일을 청부합니다.
그 중간에 로맨스도 나오네요. 티아라 큐리라고 하는데, 빗 속의 포장마차 씬은 상당히 근사했습니다. 다만 큐리의 저 모습을 아무리 봐도 커피전문점 여종업원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이 꾸민 모습입니다. 연기보다는 오만석이란 배우가 옆에 있는 여배우를 더욱 빛나게 하는 장점이 있다는 점에서 괜찮았던 것 같네요. 문제는 김대남이 숙청된 후 새로운 공작원이 내려와서 김철수에게 돈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김대남에게 돈을 송금한 것 자체가 죄라는 둥, 북에 있는 아버지가 무사하길 바란다면 있는 돈 모두 내놓으라는 둥, 그리고 자신의 얼굴을 보았으니 이경(큐리 분)을 없애버리겠다고 합니다. 김철수가 점점 극한의 상황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김철수는 자신의 돈을 챙겨 도망치려는 박을 잡아 돈을 되찾고 운동화(대남공작원 이대연 분)에게 건네주는데, 문제는 운동화가 이경까지 죽이려하자 횡단보도 한가운데까지 달려가서 간신히 막아냅니다. 물론 드라마 안에선 이 상황이 대단히 급박하게 전개됩니다. 그리고 뜻밖에도 그 운동화를 박이 처치하는 광경을 목도하게 됩니다. 클라이막스인데 한 치 앞을 모르게 전개되기 때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볼 만큼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몇 달 뒤 북에선 숙청된 줄로만 알았던 김대남이 다시 복직하고, 김철수에겐 북의 아버지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김철수는 국수를 씹어가며 참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복합적인 감정으로 그 전화를 받는데, 그때 흘러나오는 노래가 이상은의 '삶은 여행'입니다. 아주 멋지네요.
이 단막극을 직접 보시면, 20부작 미니 시리즈로 나와도 충분한 이야기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한류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기사가 자주 나왔는데, 남북관계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는 외국에선 결코 나올 수 없는 우리나라만의 이야기이고 코믹으로 가든 리얼리티를 살려서 가든 그만한 재미와 감동을 모두 갖출 수 있어보입니다. 물론 내용에선 민감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제작진이 사전에 여러 곳에 자문을 구하기도 하고 공을 많이 들여야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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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에어헌터
다시 네거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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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리뷰 잘 봤습니다~ 저도 이 편이 신선하고 재밌더라구요. 오만석씨 서현철씨.. 배우분들 연기도 좋았고 소재나 영상미도 독특했구요. 이런 신선한 소재 + 치밀한 플롯의 장편드라마에도 많이 나와서 진짜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드라마로 확장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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