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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 Hunter

금년 미드 중 최고의 화제작이라면 단연 '스파르타쿠스'입니다. 2천 년 전 그리스의 실존인물을 그린 대작입니다.

그리고 지난 11일 '스파르타쿠스'의 주연을 맡았던 앤디 위필드가 비호지킨림프종이란 병으로 사망했다고 합니다. 

한 배우의 죽음. '스파르타쿠스'는 저도 무척이나 감탄하며 본 드라마였고, 그냥 추모의 글로써 한 마디 '앤디 위필드는 이제 전설로 남았다'고 하면 될까요?

앤디 위필드는 스파르타쿠스 흥행으로 인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액션히어로이고,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주연은 예정된 수순입니다. 1년에 수천만 불 수입도 보장된 상태였죠. 그런데 시즌2 촬영을 앞두고 덜컥 죽어버린 것입니다.

'스파르타쿠스'는 그의 유작인 것이죠. 속된 말로, 마치 그는 진짜 스파르타쿠스의 환생으로, 자신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 하나 찍고서 할 일 다했다는 듯이 죽음을 맞이한 것이라고 찬사를 보내도 그만이죠.

그런데 이 세상의 현실을 사는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습니다.

한 가지는 왜 우리나라에선 '스파르타쿠스' 같은 드라마를 못 만드는가인데, 이 문제는 다른 포스팅에서 표현의 자유 등으로 계속 다루고 있으니 여기선 제외하겠습니다.

다른 하나는 바로 이것입니다. 앤디 위필드의 죽음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의 대조입니다. 엉뚱하게도 이들이 비교된 것입니다. '스파르타쿠스'는 2천 년 전 로마를 배경으로 한 글라디애이터 이야기입니다. 베를루스코니는 현재의 로마인 이탈리아 총리입니다.


스파르타쿠스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스파르타쿠스가 검투사로서 싸웠던 원형경기장인 콜롯세움, 지금 시대엔 축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세계 프리메라리그 중 가장 비싼 몸값의 축구선수들이 활약하는 곳, 바로 이탈리아입니다. 베를루스코니는 AC밀란 구단주이기도 합니다. 또한 그는 그 옛날 로마의 원로원 수장과도 같은 이탈리아 총리이고, 방송사와 언론사를 소유한 미디어 재벌입니다. 매년 버는 돈만 수백억 대라고 합니다.

또한 타락과 퇴폐로 몰락했던 로마 시대처럼, 지금의 베를루스코니도 미성년자 성매매, 뇌물, 탈세, 권력남용 등의 추문들로 전세계 매스컴의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그는 15년 넘게 총리로 장기집권하고 있습니다. 미디어로 언론조작을 하고 축구와 선정적인 방송으로 이탈리아 국민을 그 옛날 퇴폐로 몰락했던 로마시민처럼 만들고, 원로원과도 같은 이탈리아 국회는 썩을 대로 썩어서 그런 베를루스코니를 계속 연임시키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링크->이탈리아 최대 악재는 베를루스코니, 정치생명 벼랑 끝http://biz.heraldm.com/common/Detail.jsp?newsMLId=20110921000317

스파르타쿠스

앤디 위필드(좌)와 베를루스코니(우)

그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는 76세의 나이가 되도록 부귀영화를 누리며 잘 살고 있습니다. 지금도 하룻밤에 8명의 여자들과 잠자리를 했다고 자랑삼아 전화통화한 게 우리나라에까지 뉴스로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원전 로마의 노예검투사 스파르타쿠스의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에서 주연을 맡았던 앤디 위필드는 안타깝게도 젊은 나이에 죽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니 조금 열받는데, 왜 이리 할 말이 딱 떠오르지 않는 걸까요?

그러고보면 우리나라도 아주 가관이죠. 19세기 세도정치 삼정문란이 60여년, 당시 민초들은 폭정 속에서 할아버지 때부터 손자 때까지 피죽으로 연명하며 죽지 못해 살 만큼 숱한 고생을 했다고 합니다. 세도정치 끝나니까 일제강점기 36년 식민지 시절을 겪고, 광복하고 친일파 청산도 못한 채 몇 년 있다 625전쟁 나면서 전국이 잿더미 되더니, 60년대 산업화 시작하면서는 다시 독재정권 속에서 민중은 말 한 마디 자유롭게 못하고, 죽어라 부익부 빈익빈의 경제성장에 억눌려 살았습니다.

그래서 현재 이 나라의 결과는...?

자살률 OECD 1위, 국민의 열악한 노동환경 OECD 최악, 사회안전망 최악, 비정규직 8백만, 사회양극화 최악, 실업률 사상최악, 대학등록금 전세계 2위, 공무원 부패 최악, 국가 금융 빚더미 3283조원. 이 빚더미 숫자들은 현재 기사들로 연일 쏟아져나오고 있습니다.

하여간 스파르타쿠스들은 로마나 한국이나 2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요절을 하고, 한국의 베를루스코니들은 문어발 재벌그룹을 지배하며 야구단에 축구단, 언론사에다가 이젠 종편 방송사까지 손에 넣고서 70세 이상 80세, 90세까지 호의호식하며 장수하고 살아가는 건가 봅니다.

그런데 이게 제대로 된 나라는 아닐 것입니다. 외국에 이런 나라들보다 훨씬 더 괜찮게 사는 나라들도 많지 않나요?

19세기에서 20세기, 현재 21세기를 살고 있는데, 우리나라 국민도 그만큼 고난의 세월을 겪었으니 이젠 친 베를루스코니 같은 현 MB정부를 보면서 아무려면 뭔가 깨달은 게 있겠지요.


'스파르타쿠스' 그 강렬했던 스토리와 거침없는 표현수위

'스파르타쿠스'는 다시 봐도 명작입니다. 몇 달 전에 분명히 보았었고, 이 글 쓰면서 다시 보는 것인데도 역시나 재밌었습니다. 몇 달, 혹은 몇 년 후에 다시 봐도 재밌다는 것은 그만큼 드라마가 잘 만들어졌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이러면 시청자 입장에선 정말로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습니다.

요절한 스파르타쿠스 앤디 위필드를 기리며, 이 드라마가 어떤 드라마인지, 특히 도입부의 강렬함을 리뷰로 올려보았습니다. 혹시 안 보신 분이라면 이 글을 보고 취향을 판단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스 동북부에 위치한 트라키아 마을에 어느날 로마 군단장 글래버가 찾아옵니다. 폰토스의 미트라다테스왕을 정복하기 위해 트라키아 병사들을 모집하러 온 것입니다.

스파르타쿠스

트라키아 마을에 찾아온 글래버 군단장

그러나 로마군의 억압을 받았던 트라키아 남자들은 처음엔 반발이 심합니다. 그러다 한 가지 조건을 겁니다. 미트라다테스군이 아니라 북방의 게타이족을 정벌하는 싸움이라면 참전하겠다는 것입니다. 게타이족은 해마다 트라키아를 약탈하는 야만족입니다. 글래버 군단장은 용맹한 트라키아 병사들의 도움이 필요했고, 일단은 받아들입니다. 

'스파르타쿠스'는 단지 폭력과 성적인 수위가 높아서 인기를 끈 것이 아닙니다. 장면들이 기가 막히게 공들여서 나온 작품입니다. 마치 2천 년 전 그리스 그 시절을 눈앞에서 보는 듯 고전미가 철철 넘칩니다.

스파르타쿠스

고전미 넘쳤던 영상들

우리의 주인공(이름도 안나옵니다. 스파르타쿠스란 이름은 후에 검투사로서 받게 됩니다)은 사랑하는 아내 수라를 남겨두고 전장으로 떠납니다. 봄에 시작된 전투는 겨울까지 이어집니다. 로마군이 던져주는 뼈다귀와 썩은 내장으로 만든 멀건 국으로 연명하며, 척박한 북방의 땅에서 야만의 게타이족과 하루하루 살벌한 전투를 치릅니다.

그러나 그의 앞에는 예기치못한 참극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글래버 군단장의 부인 리시아는 로마 원로원의 알비니우스 딸인데, 글래버가 하루빨리 전공을 세워 로마의 실력자로 오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글래버를 자극합니다. 북방의 게타이족 정벌보다 미트라다테스왕을 죽여야만 로마로 개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글래버 또한 권력을 손에 넣고싶은 야망에 불타오르던 참이었습니다. 

스파르타쿠스

글래버의 야심을 부추기는 리시아

주인공이 게타이족을 정찰하던 중 그들이 트라키아 마을을 약탈하러 간다는 정보를 알아냅니다. 글래버군단장에게 이를 보고하지만, 글래버는 보고를 묵살하고 미트라다테스왕의 군대를 치러 가겠다고 합니다.

트라키아의 병사들은 게타이족에 의해 자신의 고향이 짓밟힐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글래버 군단장이 애초 약속을 어기고 다른 전투를 하라고 명령을 하니 결국 우발적인 싸움이 벌어집니다. 사단이 난 것입니다. 그 상황에서 호위병사들이 죽고 글래버 군단장은 기절한 채로 그곳에 버려집니다.

스파르타쿠스

한순간에 벌어진 참극의 씨앗

트라키아 병사들은 뿔뿔이 흩어져 각자 고향 집으로 돌아갑니다. 주인공도 가까스로 집에 도착하여 게타이족에 능욕당할 상황에서 부인을 구하지만, 마을은 잿더미로 변해버립니다.

스파르타쿠스

아내 수라와의 마지막 밤

그리고 다음날, 원한에 사무친 글래버 군단장이 병사들을 이끌고 주인공을 찾아옵니다. 주인공이 떠난 후 글래버 군대는 초토화되었던 것입니다. 호민관은 죽고 병사들 절반이 탈영하면서 패전군이 되고 맙니다. 글래버는 주인공의 아내 수라를 노예로 만들어 멀리 팔아버리고, 주인공을 노예선에 태워 본토 카퓨아로 데리고 갑니다. 콜롯세움에서 검투사의 칼에 처형시켜버리기 위해서입니다.

당시 로마는 향락과 타락의 제국이었죠. 각지의 식민지에서 노예와 식량을 조달하고, 로마에선 연일 콜롯세움에서 검투사들이 피의 경기를 벌입니다. 로마인들은 성과 죽음의 쇼에 중독되어버렸습니다. 위정자들은 그런 로마민중의 인기와 지지를 얻기 위해 검투사 쇼를 적극적으로 이용합니다.

전투에서 패전하고 돌아온 장군이라하더라도 콜롯세움의 검투사 쇼로 얼마든지 인기를 만회할 수 있는 시대, 글래버가 노린 것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그의 장인 알비니우스가 개최한 검투사 경기에 트라키아의 병사들을 제물로 바칩니다. 그리고 카퓨아의 검투사 양성소의 주인들이 등장합니다. 바티아투스 부부와 솔로니우스입니다.

스파르타쿠스

향락과 퇴폐에 찌든 로마 콜롯세움 쇼

그러나 글래버의 노림수는 실패하고 맙니다. 주인공이 검투사들과의 싸움에서 뜻밖에 기적과도 같은 승리를 거둔 것입니다. 그것도 1 대 4의 경기였습니다. 로마시민들은 노예검투사라 해도 즐거움을 만끽시켜준 검투사에겐 열광적인 환호를 보내고, 처형당할 죄수임에도 무조건 살리라고 함성을 지릅니다.

알비니우스는 원로원 상원의원이라 해도 로마민중의 인기를 외면할 수 없었기에 결국 주인공을 살려주는데, 글래버의 원한 섞인 반발에 자유인으로 풀어주지는 않고, 결국 바티아투스의 노예검투사로 보내버리고 맙니다.

스파르타쿠스

생사의 기로에서 뜻밖의 승리로 얻은 목숨

한 번 보면 언제 시간 간 줄 모르고 볼 만큼 몰입감이 대단합니다. 매장면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는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듭니다.

'스파르타쿠스'의 영상미의 뛰어남은 제작비가 받쳐주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보통 미드는 우리나라 드라마제작비의 열 배 정도라고 합니다. 그러나 긴박감 넘치는 스토리는 단지 제작비에 달린 것만이 아니고 드라마 제작환경의 영향이 더 큽니다. 이건 우리나라의 생방송식 제작으로는 절대 나오기 힘들겠지요.

스파르타쿠스 같은 성인을 위한 드라마가 우리나라에선 언제쯤 나와줄까요? 얼마 전 '야차'가 한국의 스파르타쿠스란 홍보로 나온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드라마의 시대배경은 조선시대였고, 차이가 너무 컸습니다. 내용에서도 아쉬운 점이 많았었죠.

가령 이런 질문이 가능할 것입니다. 지금은 우리나라에 '스파르타쿠스' 같은 드라마가 안나오지만, 앞으로 10년 뒤에도 이런 수위의 드라마가 제작이 안될까요? 이렇게 물으면 아마 많은 분들이 된다고 답할 것입니다.

스파르타쿠스

트라키아의 사내에서 스파르타쿠스란 이름을 얻다

'스파르타쿠스'는 이미 한국 케이블 방송에서도 몇 번에 걸쳐 방영했었습니다. 일부 삭제하고 모자이크처리하고 했었죠. 그런데 외국 것을 방영은 하면서도 제작은 제대로 못한다면, 이건 여지없이 한국 드라마의 역량부족일 것입니다. 또한 표현의 자유가 부족한 것도 무시할 수 없을 것입니다.

방영은 하지만 제작은 부족하다는 점. 그리고 한드가 10년은 더 지나야 그 만한 드라마를 만들 것이란 기대는 야속한 일이죠. 야속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드라마는 그 수위가 높기 때문에 스틸사진을 최대한 무난한 것으로 선정해서 올린 것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아래 추천도 꾹 눌러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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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어헌터 NO TRACKBACK NO COMMENT